2019.03.22 09:44

풍랑의 들판을

조회 수 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pKI16q.jpg

 

사십일 동안

 

해일의 바위가 되어라

낙타로 돛배로

사십 일 동안 그 뒤만 좇아가라

 

참회할 것 너무 많으니

머리에 재 뿌리는 그날까지

대신하여 시험받는 40일 동안

자진하여 고난받는 40일 동안

폭풍의 소금기둥이 되어라

 

손 디딧는 곳마다

떨어져 부러질 구렁의 길만 열려라

그러니 죄, 사하는 그날까지

봄이 와도 꽃 피지 말아라

겨울 가도 잎 돋아나지 말아라

 

그러니 부활의 그날까지

부디, 낮에는 해도 뜨지 말아라

밤에는 결코 달도 뜨지 말아라

발 디딧는 곳마다

움푹 빠질 진흙의 길만 열려라

 

사십 일 동안

입 벌려 먹지도 않고

눈 감아 눕지도 않고

뒤돌아 보지 않는 금기로

동굴의 무덤까지 걸어가고 있다

 

아니 물, 한 모금도 없이

내가 낙타로 걸어가고 있다

아니 불, 한 줄기도 없이

내가 돛배로 건너가고 있다

 

누군가 낙타도 없이

열사의 황야를 걸어가고 있다

누군가 돛배도 없이

풍랑의 들판을 건너가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5 벗의 이름에 부치는 시 휴미니 2019.03.26 123
1124 모두의 안식처 휴미니 2019.03.25 91
1123 포장마차 휴미니 2019.03.25 106
1122 세상에 남은 것 휴미니 2019.03.22 38
» 풍랑의 들판을 휴미니 2019.03.22 40
1120 갈림길 그리고 선택 휴미니 2019.03.21 34
1119 축축하게 젖었다 휴미니 2019.03.21 40
1118 무엇에게라도 휴미니 2019.03.20 23
1117 가시연꽃 휴미니 2019.03.19 51
1116 태풍 후의 햇빛 휴미니 2019.03.19 35
1115 가마솥 걸어 놓고 휴미니 2019.03.18 40
1114 괴로움과 외로움 휴미니 2019.03.18 36
1113 구름은 이야기 휴미니 2019.03.15 28
1112 가슴으로도 본다 휴미니 2019.03.15 35
1111 소금꽃 함초 휴미니 2019.03.14 32
1110 가겹게 해 주소서 휴미니 2019.03.14 35
1109 허공을 흔들어대니 휴미니 2019.03.13 43
1108 삶의 모든 것 휴미니 2019.03.13 35
1107 혼까지 다 담아 휴미니 2019.03.12 55
1106 희망 휴미니 2019.03.12 5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