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1 13:58

겨울 메뚜기

조회 수 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2GfkGB.jpg

 

겨울 메뚜기

 

내 받은 것 중의 얼마 떼어서

세상의 가난에게 헌금하겠다고

감사하며 살겠다고 손 내밀었다

 

그래 머리 굴리는 너희들처럼

억 소리 안나더라도 좋으니

몇 푼어치 일이라도 시켜다오

 

오늘 내 몸을 움직여 몇 목숨

벌 수 있을 거라며 길 떠나는

이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하루 일당 같은 해가 떠오르고

막노동이라도 하라는 소리에

간택 받은 사람처럼

땅에서 펄쩍 뛰어오르는

겨울 저 메뚜기가 날쌔다

 

저 검으퉤퉤한 지천명의 사내가

몸 팔려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거리를 찾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가 들판의 메뚜기

같다고 평생 노동에 붙잡혀

뜨거운 한낮의 불길에 오래 튀긴 듯

 

새벽 바람을 하도 맞다보니

철근 같았던 팔뚝이

이젠 녹이 슬었다며

담배 쥔 손가락이 떨렸다

 

삼십 년 잔뼈를 자랑하는

이씨는 일감이 없다고

사흘을 놀다가 나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5 내 마음에 머무는 님 휴미니 2019.02.21 12
1104 그 슬픔까지 휴미니 2018.11.15 12
1103 사랑아 휴미니 2018.11.19 11
1102 허공을 흔들어대니 휴미니 2019.03.13 11
1101 사랑 신고 휴미니 2018.11.12 11
1100 저 바람은 어제 휴미니 2018.11.02 10
1099 우리들 아름다운 체념 썬샤인77 2017.12.15 10
1098 맑게 개인 날이면 휴미니 2019.01.31 9
» 겨울 메뚜기 휴미니 2019.03.01 9
1096 축축하게 젖었다 휴미니 2019.03.21 9
1095 떨어지는 잎사귀 휴미니 2018.11.01 9
1094 당신의 지독한 기다림에게 썬샤인77 2017.12.16 9
1093 어느 수녀의 기도 휴미니 2018.12.23 8
1092 별이 되듯이 휴미니 2019.02.22 8
1091 내 목숨의 끝도 휴미니 2019.02.14 8
1090 골라내는 손길 휴미니 2019.02.08 8
1089 풍랑의 들판을 휴미니 2019.03.22 8
1088 갈라진 나의 휴미니 2018.11.14 8
1087 보고싶은 당신께 휴미니 2018.10.31 8
1086 내 막막한 시간 썬샤인77 2017.12.22 8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