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9 02:23

파도가 창문을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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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오는 날에

 

그래서 쉬어 갈 언덕을 만들어 달라고

남자에게 쉼표를 끊어 주었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에

여자는 마침표를 가슴에 찍고

남자는 물음표를 손에 쥐고 돌아옵니다

 

얼마 후 신비한 빛깔로 둘러싼

소나무 옆 바다 앞에 섰습니다

일을 손에 물고 사는 남자에게

가끔 바다에 나와 마음을 비우고

자연에 몸을 맡기라고 했습니다

 

해안도로 따라 코스모스에 일일이 인사 한

바다 옆 오솔길

파도가 창문을 여는 레스토랑 2층에 앉아

헤즐러향에 녹는 사랑의 기쁨을 마시면서

여자는 해초를 따서 건네는 데

남자는자꾸 소나무 같은 말을 합니다

 

어느 비 오는 날에

바다 옆 오솔길을 거닐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두 주후 팔분의 육 박자 음표를 단 비가

노래처럼 쏟아져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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