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4 14:51

약수터 목을 추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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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jvk7m.jpg

 

녹색 바다

 

숲속을 헤집고 얼마나 올랐을까

비 내리는 성불 암 넓은

숲속은 초록색 바다였다

 

빗 속에 빠져 흥건해 옷이

짝 달라 붙은 야생화 꽃 길을 지나

약수터 목을 추기고 물에 빠진

 

소망 탑에 올라서니 알알이 쌓여진

소망들이 탑을 이루고 솟았는데

광활한 숲 속은 온 몸을 더위로 녹여

뜨거운 열기는 희뿌연 안개 김으로

옥수수를 쪄 내는 가마솥이다

 

빗 속의 매미 저리 슬피 우는데

산까치 온 몸 촉촉하게 적신 채 기쁜

소식 알려 주려 다가와 풀어 놓는다

 

비 안개로 어두컴컴한

숲 터널을 지날 때 나무비가

후드득 한 자락 빗금을 치고

 

깨 꽃도 물을 매달아 눈을

못 뜨는데 호박꽃 머리에 인

꿀이 물에 다 녹아 내려 달콤하다

 

도심의 큰길을 뒤로 하고 들어 선 오솔길은

시골길이 열어져 자박거리는 발걸음

며칠동안 내린 비로 질퍽한데 물을

머금은 옥수수 배는 통통하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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